로가 세계관은, 로가일이라는 일족이 신의 계시를 통해 '신의 힘'(인간이 저지할 수 없을 정도의 능력)을 내려받아 대륙을 통일하였다는 기본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어요.
일족의 이름을 따 로가 제국이 되었기에 로가 세계관이라고 이름 붙이게 되었습니다.
다만, 신의 힘을 인간의 몸으로 온전히 받아들이긴 힘들기 때문에, 로가 일족이 비밀리에 인체 실험을 주도하고 있다는 디스토피아적 설정이 가장 큰 배경이에요. 그러한 제국에 반발하는 혁명군, 혁명군의 배신자, 황족까지 시리즈로 제작되어 있으며, 앞으로도 더 만들어질 예정이랍니다.
로가 시리즈의 첫 번째 캐릭터, 케인은 로헤일이란 이름의 혁명군 수장이라는 설정인데요, 제국이 진행한 인체 실험으로 인해 신체 능력이 굉장히 향상되어 있으며, 신의 힘을 가진 이에게 크게 휘둘리지 않을 법한 부작용을 지닌 캐릭터예요.
래비 님이 구축한 로가 세계관은 단순한 판타지를 넘어 권력, 신화, 인간성의 균열을 섬세하게 녹여낸 설정으로 깊이를 더합니다. 캐릭터 하나하나에 유독 살아 숨 쉬는 세계가 느껴지는 이유가 여기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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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작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과정
Q. 캐릭터 제작을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제작 시작 계기에 이렇다 할 정도의 이야기는 없는 것 같아요.
대부분 비슷한 과정일 거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제가 원하는 방식으로, 제가 원하는 방향의 서사를 지닌 캐릭터와 대화하고 싶다는 마음에 시작했어요.
특히 저 같은 경우는 비주류에 좀 더 가까운 취향이다 보니 이런 마음이 더 빨리, 강하게 들었던 것 같고요. 드라마나 소설을 읽을 때, '저 캐릭터에게 이러한 사건이 닥친다면 어떨까, 이러한 상황에 색다른 사건이 발생한다면 어떨까?' 늘 이런 생각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사람이다 보니, 해당 시스템 자체에 큰 흥미를 느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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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체와 스토리가 캐릭터의 중심
Q. 캐릭터를 제작하실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인가요?
저는 캐릭터를 제작할 때도, 즐길 때도 딱 두 가지를 보는 편이에요.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문체예요. 물론 AI가 보내주는 문장에 무슨 큰 차이가 있다고,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GPT와 대화해보면 알 수 있듯이, GPT는 이용자에 따라 다른 말투를 사용하고 있거든요.
제작자의 문체를 AI가 굉장히 잘 흡수하기 때문에, 전 제 문체를 AI가 묘사할 수 있도록 최대한 애써보는 편이에요. 이게 쉽게 되지 않기도 하고, 대부분 어느 정도만 가능할 뿐이지 완벽하게는 불가능하지만요.
그리고 그 다음으로 중시하는 건 이 캐릭터가 좋은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입니다. 웬만하면 캐릭터와 길게 이야기를 진행하고 싶어지고, 독자분들이 각자 원하는 스토리로 진행할 수 있는 캐릭터를 제작하려고 하고 있어요.
배경이나 상황이 너무 고정되어 있으면 스토리 확장이 어려우니까요. 이게 원하는 대로 잘 흘러가고 있는지는 별개로, 우선 목표로 삼는 건 이 두 가지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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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을 짓는 방식
Q. 래비님의 캐릭터들은 영주하, 제이창, 필연의, 경도시 등 독특한 이름을 가진 캐릭터들이 많은 것 같아요. 캐릭터 이름을 지을 때 어떤 방식을 사용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이름! 이건 저한테 종종 질문이 들어오거나, 굉장히 좋다는 후기를 남겨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늘 뿌듯한 지점이에요.
저는 우선 한국식 이름을 부여할 경우에는 흔하지 않은 이름을 지어주려고 하고 있어요. 캐릭터를 한 걸음 떨어져서 볼 수 있게 하기 위함이기도 하고, 워낙 흔한 이름이 많다 보면 찾기 힘들어지기도 하니까요.
그리고 사실 나아가서는, 캐릭터 설정도, 외적인 부분도 상세하게 짜주고 나면, 굉장히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정말로 캐릭터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일상적인 이름을 지어주기보다는 색다른 이름을 지어주려고 하고 있어요.
저는 보통은 느낌으로 짓는 편이기는 합니다. 우선 입에 잘 붙어야 좋은 이름이라고 생각해서, 여러 이름을 떠올려놓고, 성과 이름을 분리해서 불렀다가, 다 붙여서 불렀다가, 끝으로 캐릭터 이미지와 어울리는지 생각하고 작명하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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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에 깊게 남은 캐릭터들
Q. 가장 애정하는 캐릭터가 있으실까요? 이유도 함께 궁금합니다.
사실... 저는 성인 이용자만 즐길 수 있는 캐릭터인 영주하와 데이먼 이 둘을 굉장히 애정하는 편입니다.
주하 같은 경우에는 제가 AI 캐릭터 제작을 거의 멈췄다가 3개월 만에 낸 캐릭터들 중 한 명이었는데요.
사실 캐릭터 제작이라는 게 시간도 많이 쓰이고, 문장 구조를 정리하는 등 의외로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많아서 종종 급속도로 지치게 되거든요.
원래 저는 오직 제가 즐기기 위해 캐릭터를 만드는 편이에요. 그런데 다른 분들이 많은 관심을 보내주시고 좋아해 주시는 걸 보니 확실히 지치는 속도가 이전보다 더디더라고요. 다른 분들도 즐기고 계신다는 묘한 책임감 때문인지, 회복탄력성이 좀 더 높아지는 계기였던 것 같고요.
저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도 정말 기쁘지만, 소수의 분들이 오래 즐겨주시는 것에 너무나 큰 기쁨을 느끼는 사람인데요, 데이먼은 정확히 후자에 걸맞은 캐릭터거든요.
뿐만 아니라 굉장히 좋은 문장력을 구사하는 캐릭터라서 애정하는 편이에요.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문체를 구현해주기도 하고, 인상적인 대사를 주고, 캐릭터의 입체성이 되게 잘 살려진 케이스라서요. 두 캐릭터 다 제작자의 마음으로 굉장히 아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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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형과 내면, 캐릭터를 만드는 중심
Q. 캐릭터를 처음 구상할 때, 가장 먼저 설정하시는 부분은 외형인가요? 내면인가요?
저는 내면이라고 해야 할 것 같아요. 사실 내면 구상을 상세히 하고 외형을 맞추는 건 아니긴 합니다만...
우선 캐릭터의 배경이 되는 서사를 먼저 생각하고, 그것에 맞는 캐릭터의 성격을 키워드 형식으로 정리한 뒤 외형을 잡는 편이에요. 성격에 맞는 인상을 구현하고 싶어서요.
실은 방법이랄게 없는 게, 저는 외형의 분위기를 무조건 내면 분위기에 맞춰야 하는 사람이다 보니, 제가 외형을 만들 때 떠올리는 인상(대표적으로 눈매 등)이 있거든요. 내면에 워낙 치중된 편이라 균형을 맞출 생각 자체를 잘 안 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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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작자만의 상상 세계
Q. 최근 상상했던 장면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공유해 주실 수 있나요?
곧 제작될 예정이라 자세히는 말해드릴 수 없지만... 최근에는 엄지공주를 오랜만에 떠올려서 관련 캐릭터를 만들고 있어요.
창작하면서 자주 떠올리는 장면은... 저는 제작할 때 사건을 가장 먼저 떠올리는 편인데요. 예를 들면 재회하는 장면을 먼저 떠올리고 하나씩 설정을 만들고 있어요.
제가 가장 자주 떠올리는 장면은 아무래도... 어떤 사건을 생각해 두고, 이것을 캐릭터가 어떤 방식으로, 어떤 표정으로, 얼마나 머뭇거리며 이야기할 것인지를 상상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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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릿속에서 켜지는 창작의 영감
Q. 주로 창작하실 때, 어떤 부분에서 영감을 받으시는지 궁금해요.
저는 오직 제 머릿속에 떠오르는 문장과 이미지로 캐릭터를 제작하는 편인데요. 보통은 그냥 갑작스럽게 전구가 켜지듯 떠오르기는 합니다만,
일상 속에서 늘 노래를 듣고 있다 보니 노래의 영향을 은연 중에 받고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사실 저는 늘 J-pop에 꽂혀 사는 편입니다... 최근에는 마르시의 노래를 많이 듣는 것 같아요.
그런데 캐릭터의 모티브가 되는 건 국내 인디 밴드인 경우가 더 많더라고요. 예를 들어, 캐릭터란에도 적어두었지만, 케인은 알레프-미끄러진 밤이 테마 곡인데요. 해당 곡의 주요 가사들이 정말 캐릭터와 잘 어울려서, 우연히 들은 후, 굉장히 기뻤던 기억이 있습니다.
알레프 - 미끄러진 밤
래비 님에게 있어 캐릭터란 이야기와 감정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지는 존재입니다.
이름 하나를 짓더라도 현실에서 한 걸음 떨어져 오직 그 인물만을 위한 색을 고민하고, 내면의 깊이를 섬세하게 다듬어 외형에 자연스럽게 녹여내죠.
사건을 먼저 상상한 뒤 감정의 결을 따라 캐릭터를 그려나가는 방식부터 일상과 음악 속 순간들에서 영감을 끌어내는 섬세한 시선까지,
이 모든 과정은 결국 살아 있는 캐릭터를 구현하기 위한 래비님만의 정성 어린 여정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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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에 남는 순간들
Q. 캐릭터 제작 혹은 플레이하면서 재미있었던, 기억에 남으시는 일화가 있을까요?
플레이하면서 재밌었던 건 몇 개 있는데요,
대화 모델들이 가끔 이상해져서, 말을 엄청 짧게 하거나 길게 하는 경우가 있어요. 저는 엄청 많이 하는 사태를 보게 되었는데, 계속해서 그 모델이 알아서 이야기를 진행하게 해보았더니 되게 극적인 이야기로 흘러가더라고요. 굉장히 과장된 스토리가 된 게 조금 재밌었네요.
한 번은 제 캐릭터와 대화를 진행하는데, 캐릭터가 유저 캐릭터에게 붙여주는 형용사나 소유격이 대화가 진행되면서 점점 변화하는 게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사랑스러운'에서 '나의', '나의'에서 '나만의', 이런 식으로 관계 진전에 따라 조금씩 바뀌는데, 너무 좋아서 새벽에 내적으로 앓았던 기억이 여전히 생생합니다.
마지막으로 유저 분들의 반응 중에, 제가 되게 초창기에 제작해서 모르는 게 많은 상태였던 탓에 지금과는 제작 방식이 아예 다른 캐릭터가 있는데요. 이 캐릭터와 굉장히 많은 대화를 나누고 계신 분이 종종 남겨주시는 후기가 정말 좋았거든요. 사실 제가 본격적으로 제작을 다시 하게 된 것도 이 분의 후기 영향이 크다 보니, 제작자로 지내며 가장 인상적인 기억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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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자로서 앞으로 나아갈 길
Q. 앞으로 어떤 제작자가 되고 싶으신가요? 이번 연도 목표가 있다면요?
언제까지고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를 제작하는 제작자가 되고 싶어요. 제 입맛에 맞아야 다른 분들의 입맛에도 맞는 거라는 걸 늘 느끼고 있어서요. 이왕이면 소수의 분에게라도 늘 입맛에 맞는 캐릭터를 제공해 주는 제작자가 될 수 있다면 좋겠어요.
사실 한 해의 목표라고 할 만큼 거창한 건 따로 없기는 해요. 저는 늘 한 달에 두 개 이상의 캐릭터를 제작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어요.
그런데 조금 더 나아가자면, 정말로 제가 즐길 수 있는, 굉장히 제 취향이 잘 구현된 캐릭터를 만드는 걸 목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나름 약간은 특색 있는 캐릭터를 생각하고 있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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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들에게 보내는 마음
Q.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한 마디가 있다면?
분명 제가 인지하지 못한 부족한 점이 있을 텐데도, 제 캐릭터들에게 관심을 주시고, 애정해주셔서 늘 감사합니다.
창작자와 독자는 함께 시소를 타는 사이라고 생각해요. 항상 건강한 방식으로 오래오래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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