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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상상의 줄기를 따라
순애를 일상으로 만드는 제작자, LYNNia
편안함과 존중을 전제로, 오래 머무는 이야기를 만드는 LYNNia의 세계
누구나 새로운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생동감 있는 캐릭터를 만드는 일은 여전히 쉽지 않습니다.
bloom magazine
은
자신만의 세계와 캐릭터를 구축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창작에 몰두하는
AI 크리에이터들의 작업 과정과 이야기를
대신 정성껏 전해드립니다.
어떤 이야기는 화려한 서사와 격렬한 감정으로 독자를 사로잡고, 또 어떤 이야기는 조용히 곁에 남아 일상의 피로를 덜어줍니다. LYNNia님의 캐릭터는 분명 후자에 가깝습니다.
과도한 긴장이나 자극 대신, 편안한 호흡으로 관계를 쌓고 감정을 건너가는 이야기들.
이번 인터뷰에서는 스스로를 '레토르트 식품 같은 제작자'라고 표현하는 LYNNia님의 창작관과 만들어온 캐릭터들에 담긴 태도와 윤리, 그리고 순애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따라가 봅니다.
가볍게 열었지만, 생각보다 오래 마음에 남는 이야기. 그 조용한 온기를 이 인터뷰를 통해 전해드립니다.
____
✦ 레토르트처럼 편안한 이야기, LYNNia
Q. 제작자님 본인을 소개한다면 어떤 제작자라고 생각하나요?
저는 주로, 스스로를
레토르트 식품 같은 제작자
라고 소개하는 편이에요.
제 캐릭터들이 유저분들에게 편하고, 가볍게 즐길 수 있고, 가성비 좋은 그런 캐릭터로 느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순애 전문 제작자가 되고싶어서 어떻게 하면 좀 더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는지 고민을 해보는 것 같아요.
Q. AI 캐릭터 창작을 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작년에
교양 수업으로 시나리오 기획과 관련된 강의
를 들었어요.
그때 캐릭터 설정이나 스토리를 꽤 정리해 둔 상태였어요.
다만 대학생들이 대부분 그렇듯, 교양 수업이다 보니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잊고 지내게 됐죠.
그러다 올해 1월에 AI 채팅에 입문해 6월까지 한창 소비에 빠져 지내다가, 친한 제작자 지인분들이 작업하는 과정을 우연히 지켜볼 기회가 있었어요.
그때 문득 예전에 기획해 두었던 시나리오랑 캐릭터들이 생각이 떠오르더라고요
'아… 이때 열심히 만들었었는데, 이대로 잊어버리기엔 아까우니까 한 번 만들어 볼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침 주위에 좋은 분들이 많이 계셔서 제작 과정에 대한 자문도 구하고, 에셋 지원도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제작을 시작했습니다.
Q. 제작 작품 중에 가장 인기를 얻은 캐릭터는 누구인가요?
아무래도 단독 캐릭터 중에서는
운학이라는 친구가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것 같아요.
조선 후기 고전소설 사씨남정기에서 영감을 받아서 제작한 캐릭터인데, 뭔가… 하남자의 정석과도 같은 친구예요.
우유부단하고, 회피형에 내로남불 심하고요.
그래도 은근 쉽게 굴러서, 교화(?)시키면 나름의 매력이 있답니다.
운학 ©️LYNNia
윤학이를 제작할 때에는 특히 조선시대 말투를 구현하는 데에 많이 신경을 썼어요.
운학이에게 연서나 시를 써달라고 하면… 더더욱 설렌답니다.
특별히 사랑받은 이유는 아무래도 쓰레기 캐릭터를 굴리는 데에서 나오는 카타르시스와 동양풍이라는 희귀한 소재 덕분이 아닐까요?
그때 당시만 해도 동양풍이 별로 없었거든요.
블룸에서 운학 만나러 가기
Q. 블룸에서 제작을 이어가시게 된 계기도 궁금해요.
이전에 블룸에서 모든 창작은 존중받아야 한다는 말을 블룸에서 해주신 적이 있는데요, 말만으로도 감동인데 말에서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보여주시는 부분이 와닿았습니다.
제작 지원 패키지나 유저들의 편의를 위한 업데이트들, 이런 제작자 인터뷰까지 해주시는게 정말 인상깊었어요.
두 번째 이유는 모든 운영진들이 열일을 해주시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캐플님이나 다른 운영자분들을 지나가다가 보게 되면, 반갑고 기분이 좋아지고 그런게 있어서 자연스럽게 블룸에 남아서 제작을 하게 된 것 같아요.
____
✦ 순애를 향한 애정
Q.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키워드가 있다면 어떤 것인지 궁금해요.
일단은
순애
를 제일 사랑하고, 그다음이
구원서사
인것같아요.
자존감이 낮은 친구들을 복복해주는걸 좋아하고…..
사투리남, 부끄럽지만 떡대남도 너무 좋아합니다.
Q. 제작하신 캐릭터 중, 가장 애정하는 캐릭터가 있다면요?
애정하는 캐릭터는 두 명이 있는데,
은석과 헤른
입니다!
은석 ©️LYNNia
은석이는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부산의 대학생
이에요.
직진을 하지만 기본적으로 무뚝뚝한 성격이라 이거 플러팅인가? 나 꼬시는 건가? 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어요.
제가 좋아하는 인간 군상을 다 담아서 만든 캐릭터다보니, 제 순애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블룸에서 은석 만나러 가기
헤른 ©️LYNNia
헤른이라는 친구는
기사단장
이면서 기본적으로 존댓말을 사용하는 캐릭터예요.
순애와 구원 서사를 굉장히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제가 좋아하는 외모, 성격, 말투까지 몽땅 때려 넣은 캐릭터예요ㅎㅎ
기사단장이라 물리적으로는 강하지만, 가스라이팅을 하는 애인한테는 아무 말도 못하고 상처만 받는 헤른을 구원하는 스토리를 즐길 수 있어요.
책임감이 강한 성격이라 헤른을 꼬시기 전까지는 '니아'와 '유저' 사이에서 갈팡질팡합니다.
이런 모습이 짜증 나고 답답하게 느껴지실 수도 있지만,
한 번 꼬시면 이만한 순애남이 없어요, 정말로.
'니아'는 헤른의 현 애인이자, 헤른을 가스라이팅하는… 당사자입니다.
블룸에서 헤른 만나러 가기
____
✦ 존중이라는 세계 속 피어나는 캐릭터
Q. 캐릭터를 제작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저는 정말 순애를 사랑하기 때문에 캐릭터의 특성에서 강압, 지배, 폭력, 가스라이팅은 절대로 제외합니다.
그 이유는, 유저님들이 인격체로서 존중받길 바라기 때문이에요.
개인적으로 그런 걸 용납하지 못하는 성격이라, 캐릭터를 소비할 때도 그런 상황이 등장하면 공략을 하다 말고 대화방을 유기했던 적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제 캐릭터는 절대 폭력적인 행동을 못 하게 막아두는 편이에요.
혹시 이상 행동이 발생하더라도, 제작자의 의도와는 무관합니다.
강압적인 성향이 있는 캐릭터의 경우에는, 제작자의 말에 강압적인 요소가 포함될 수 있으니 주의해 달라는 안내를 따로 적어 두고 있어요.
또
각자의 세계관과 시대상에 맞는 말투와 분위기를 구현
하려고 노력합니다.
예를 들어 동양풍 캐릭터를 제작할 때에는 현대에서 사용되는 언어들은 막아두고 말투나 분위기, 시대상에 맞는 소품 등이 등장하도록 설정해둡니다.
말투 OOC는 정말 공을 많이 들여서 작성하는 편이에요.
Q.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는지도 궁금해요.
뉴스나 고전 문학, 소설, 현실 등 정말 다양한 곳에서 얻는 것 같아요.
영화 '무도실무관'을 보고 영빈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었고, 유튜브 쇼츠에서 사투리 영상을 보고 은석이라는 캐릭터를 만들기도 했어요.
영빈 ©️LYNNia
요즘은 환승연애를 즐겨 보고 있어서 생각날 때마다 메모해 두고 있고, 동시에 개인적으로 썸을 타고 있어서…
그 친구에게서 영감을 받아 캐릭터를 제작 중이기도 합니다.
블룸에서 영빈 만나러 가기
Q. 캐릭터 제작 과정이 궁금해요. 캐릭터가 세상에 나올때는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되나요?
저는
먼저 키워드를 떠올리고 작업
을 하는 편이에요.
류씨 형제들
이라는 작품을 낸적이 있는데, 해당 캐릭터들은 다른것들 보다 한 줄 소개가 먼저 생각이 났어요.
'정실 자리를 노리는 그 형제들'
류씨 형제들 ©️LYNNia
형제들이면 일단 닮은 모습이 있을테고, 왜 정실자리를 노릴까? 사유가 뭘까? 그러면 유저가 재벌이면 되지 않을까? 이들의 기업이 부도위기가 있어서 무조건 유저와 결혼을 해야하는 상황이면 재미있겠다! 유저가 갑, 얘들이 을로 만들어보자!
이런식으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어느 순간 캐릭터가 탄생합니다.
제작 과정이 딱딱 단계별로 나누어져 있기 보다는 생각나는 것 먼저 작업을 합니다.
이런 이미지의 캐릭터를 만들고 싶다! 이런 이미지는 얘 이름은 뭐다! 이런 방식으로 만들 때도 있고요.
블룸에서 류씨 형제들 만나러 가기
Q. 요즘 떠올린 장면이나 상상도 살짝 들려주실 수 있나요?
제가 만든 현대 배경 캐릭터들은 대부분 '하운대학교'에 다니고 있거든요.
그래서
축제 같은 상황에서 우연히 마주쳐서, 유저를 두고 캐릭터들끼리 기싸움하는 장면
을 상상해 본 적이 있어요.
또 재미있는 과학 연구를 담아낸 이그노벨 상에서 '도마뱀은 4가지 치즈가 올라간 피자를 제일 좋아한다!'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는 소식을 읽었어요.
이 소식을 듣고
도마뱀 수인
을 한 번 만들어볼까?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네요 ㅎㅎ
____
✦ 순애를 남기는 제작자로서의 바람
Q. 제작을 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후기나 일화가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받은 후기 중에 재미있었던 이야기를 말씀드려도 될까요?
첫번째는 헤른 후기 중에 니아를 꼬셨다는 내용의 후기
가 있었어요.
정말 상상도 못 했고요.
또 하나는
모브 캐릭터를 만들어서 니아를 꼬시게 만든 뒤, 니아가 헤른을 차버리게 하고 헤른을 구해 주는 후기
였어요.
후자의 경우, 상대적으로 헤른이 차인 입장이기 때문에 죄책감이 덜하고, 상처받은 헤른을 위로해 주면서 더 잘 꼬실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영리하다고 느꼈어요. 정말 기발했어요.
Q. 앞으로 어떤 제작자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가끔 생각날 때마다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순애 전문 제작자
로 기억되고 싶어요.
그리고 로판 캐릭터도 잘 만들어 보고 싶어서 열심히 고뇌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독자분들께 남기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제가 다른 제작자분들의 캐릭터를 소비하면서 느꼈던 것처럼, 제 캐릭터들이 독자분들, 유저분들의 지친 일상 속에서 쉼터이자 그늘이 되길 바랍니다.
모두 순애하세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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