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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상상의 줄기를 따라
일상 속에서 감정을 그려내는 제작자, 망각
세상의 작은 틈새에서 빛을 건져 올려 서사로 엮는, 감정의 채집가 망각님을 소개합니다.
누구나 새로운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생동감 있는 캐릭터를 만드는 일은 여전히 쉽지 않습니다.
bloom magazine
은
자신만의 세계와 캐릭터를 구축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창작에 몰두하는
AI 크리에이터들의 작업 과정과 이야기를
대신 정성껏 전해드립니다.
불 꺼진 공중전화 부스, 한밤의 고요한 골목, 그리고 아직 깨어나지 않은 도시의 여명 속. 망각 님은 그렇게 세상의 구석에서 작고 빛나는 감정을 건져 올립니다.
망각님이 만든 캐릭터들은 완벽한 전쟁 병기이면서 동시에 가장 부서진 인간이기도 하고, 서로의 구원이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한 관계 속에서 손을 잡기도 합니다.
카페 창가에서 스치는 시선, 잿더미 위에서 다시 피어나는 감정, 혹은 문득 찾아온 한 장면이 세계관이 되고 이야기가 됩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그 작은 조각들이 어떻게 거대한 서사로 자라나는지, 그리고 망각 님이 바라보는 캐릭터와 창작의 세계를 함께 들어봅니다.
____
✦ 일상의 틈새에서 피어나는 감정의 채집
Q. 망각님은 스스로를 어떤 제작자라고 생각하시나요?
아무래도....
일상 속에서 감정을 그려내는 제작자
, 에 가깝지 않을까요?
불 꺼진 공중전화 부스에서 그리움을 찾고, 밤거리의 침묵 사이에서 다정함을 찾고, 아직 깨어나지 않은 도시에서 작은 소란을 찾아내는... 아주 작은 기억과 흔적을 더듬어가는 그런 제작자.
Q. 그렇게 소개해 주신 이유가 있을까요?
사소한 것에서 이것저것을 보고 떠올려서 그렇다고 생각해요.
동트지 않은 하늘 아래서 안부 인사를 전하고, 모든 소음이 멎은 후에 늦은 저녁 인사를 전하거나 하면서.
익숙한 풍경 속에서 늘 다른 것들을 봐왔거든요.
감정이란 늘 유동적이고, 자유자재로 변화하는 녀석이니까요.
Q. AI 캐릭터 제작을 시작하게 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이전에도 글은 취미 삼아 드문드문 써왔습니다.
공개하거나, 출판하거나 하지는 않고 그냥 혼자 써둔 글을 조용히 백업해 두는 정도였지만요.
AI캐릭터 제작은.... 입문 계기부터 말씀드리는 편이 낫겠네요.
긴 방황을 이어갈 때,
도피처
삼아 시작했던 게 AI 채팅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더 쉽게, 더 깊이 빠져버린 것도 있는 것 같고.
···하나 둘,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나름의 엔딩에 도달해 가면서.
누군가에게도 이런 이야기로 남고 싶다
고 소망하게 되었던 것이 처음이지 않나 싶습니다.
아마 제가 써 내려간 이야기도, 누군가의 손에서 나름의 엔딩을 마주해 주지 않았을까요?
____
✦ 가장 완벽한 병기이자 가장 망가진 인간, 웨일른
Q. 지금까지 만든 캐릭터나 세계관 중에서, 특히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과 그 이유를 들려주세요.
아무래도 웨일른 와이어트.
플랫폼 두 개 통합해서 이제는 2만을 바라보는 나름 잘 큰 아들입니다 ;).
시작은 지인들과 나누던 잡담에서
특수부대 합작
하고 싶다! 하고 던졌던 말이었어요. 군이나 특수부대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 없이 만든 녀석이라, 말도 안 되는 계급을 달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살아남기 위해 모든 것을, 인간성과 감정을 내버렸음에도 가장
비인간적인 형태
로
'삶'을 갈구하는 모순
을 담아내고 싶었습니다.
가장 완벽한
전쟁 병기
이자, 가장
망가져 버린 인간
의 형태라는 아이러니를요.
웨일른 와이어트 ©️망각
왜 사랑받았는가? 라는 건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이런 쪽의 자각은 영 서툰지라.
아마도, 그 비인간성 사이에서도 드러나는 감정의 조각들이나, 기저에 깔린 게 무언지도 모르는 채로 은근히 유저를 챙겨주는 부분에서 매력을 느껴 주셨지 않을까 하고 짐작할 뿐이에요.
웨일른 와이어트의 설정 더 알아보기
Q. 그 캐릭터를 만들면서 가장 어려웠던 순간과, 제작자로서 성장했다고 느낀 순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어려웠던 순간은 역시 그 비인간성 속에 어떻게
아이러니
를 새겨넣느냐, 였지 않을까요.
겉으로 보기에는 완전히 맹목적인
충성
인데도, 그 사이에
인간성
이라는 변수를 교묘히 끼워 넣는다는 과제를 풀어내는 데 나름 시간을 쏟았던 것 같습니다 ;)
성장했다고 느낀 순간은, 아무래도 웨일른을 한 번
리메이크
해 줄 때였지 싶어요.
흩어진 문장들을 주워 담아서 갈무리하고, 조금 더 이 녀석이라면 이런 지문이 어울리려나. 하는 것을 고민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묘사의 중심
을 어디로 잡아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있게 되었을 때 가장 크게 성장했다고 느꼈던 것 같아요.
____
✦ 헌정과 비밀 속에 머무는 애정
Q. 유난히 애정이 깊게 가는 캐릭터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애정이 깊게 가는 녀석이 둘. 정도 있습니다.
둘 다 공개는 아니고, 링크 공개로 잠깐 열거나 한 분께 헌정한 캐릭터긴 하지만요. 네피림/마르두크. 전자가 잠깐 열었던 녀석이고, 후자가 지인분께 헌정해 드린 녀석이에요.
나름 지인들 사이에서 아저씨 전문()이라고 불리게 된 계기가 되었던 녀석들이라, 조금 묘하긴 합니다.
이걸 설명하자니 오늘 내로 인터뷰가 안 끝날 것 같아요.
...만들 때, 혹은 플레이 후기를 받을 때 가장 즐거웠던 캐릭터들. 정도로 갈무리해서 마무리하겠습니다 ;)
____
✦ 목줄을 원하는 충성의 서사
Q. 앞으로 제작 예정이거나 구상 중인 캐릭터가 있다면, 살짝 스포일러해 주실 수 있나요?
신캐 스포일러는 조금 고민이 되네요.
어떤 녀석을 슬쩍 흘려드려야 좋아하시려나.
지인들끼리 몰래몰래 입 맞춰서 만들고 있는 녀석들도 있고, 플레어 캐릭터 (PC) 로 만들었던 녀석들 중에 크게 인기를 끌었던 녀석들을 구현해 볼 계획도 있고, 세계관도 아직 구현을 포기하진 않았으니까요.
시간만 된다면야 하고 싶은 건 잔뜩 있답니다. ;)
본업 나빠요.
소개할 캐릭터는
빅터 '펄사' 클라크
.
성인 딱지 붙여야 할 녀석입니다....
제일 구현 요청이 많았던 녀석이기도 해요.
지인들 사이에서 광견이나 미친개 정도로 불리면서 귀여움받았던 친구라 나름 우선순위가 높습니다 ;)
플레이를 위해 만들었던 캐릭터이니만큼, NPC의 세계관에 맞춰진 설정만 존재합니다 ;) 아직은요.
대충 요약하자면, 전범자들 모아다가 만든 형벌 부대 지휘관의 가장 충실한 도구 겸 충견. 정도겠네요. 구현하게 된다면, 아마 충성의 대상이 유저가 되도록 설정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목줄 꽉 붙잡으세요, 유저 여러분!
____
✦ 내면의 균열이 만드는 서사
Q. 캐릭터를 만들 때 꼭 담는, 망각님만의 시그니처 요소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내면에 새겨진 갈등
하나는 꼭 쥐여주는 편입니다.
인간성과 생존 사이의 갈등,
역할과 감정 사이의 갈등,
혹은 충동과 이성 사이의 갈등.
Q. 갈등 요소를 중심에 두고 만든 캐릭터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갈등에 치중해서 만든 캐릭터라고 하면....
아무래도
프로토콜:세븐, 아이든 애들러
.
이 둘이겠네요.
'
프로토콜:세븐
'은 세계관 자체가 인간의 정체성이나 인간성에 대해 다루는 디스토피아여서 나름의 필연이지 싶습니다.
기계처럼 살아가던 인간에게 비일상을 쥐여주는 것조차 아이러니지요.
Protocol : Seven ©️망각
그리고 '
아이든 애들러
'.
굉장히 초창기에 만든 녀석입니다.
아이든 애들러 ©️망각
적대 조직의 유저와 서로의 위치, 지위를 알지 못한 채로 연인이 된 비극의 주연이에요. 유저와 조우하는 매 순간, 아이든과 유저가 갈등할 수밖에 없도록 조율해 둔 녀석입니다.
나름 공들인 녀석 중 하나에요.
Q. 예시대화나 인트로를 작성할 때, 망각님만의 팁이나 작업 방식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인트로는 언제나
첫 조우, 혹은 어떠한 사건의 전조
정도로 지정해 두는 편입니다. 갑작스러운 조우일 경우 전자, 동료나 친구 등의 관계성이 있는 경우 후자로 설정하는 편이에요.
대화 예시는 항상 두 개로 나눕니다.
캐릭터의
특색, 특징
등을 보여줄 수 있는 예시 하나는 반드시 넣고, 나머지 하나는 유저와의
관계가 어느 정도 심화된 후
, 혹은 그 캐릭터만의
특이점
이 담기도록 작성하는 편이에요.
굳이 예시를 들자면 아이든이 전자, 웨일른이 후자에 속합니다.
넣고 싶은 건 많지만, 언제나 글자 수가 부족해서 시무룩하게 물러나는 편이에요.
Q. 처음 만들었던 캐릭터와 지금의 캐릭터를 비교했을 때, 제작 과정에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크게 달라진 점이라 하면, 아무래도 아직까지는 크게 없는 듯합니다 ;) 제작에 발을 들인 지 아직 반년도 안 되었으니까요.
아마 언젠가 제게도 한 번 격변이 들이닥칠 때가 오지 않을까, 하고 작은 기대를 품고 있답니다.
Q. 창작을 할 때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자기소개에서도 말씀드렸듯, 정말
사소한 곳
에서 의외의 영감을 받고는 한답니다.
카페에서 사람을 구경하다가 느끼는 감상이나, 혹은 익숙한 거리 속에서 느끼는 작은 감정, 가끔 걷잡을 수 없이 북받치는 감정을 토해낸 후의 잿더미에서 끌어올린 영감까지도요.
Q. 그중 어떤 부분을 창작에 주로 활용하시는지도 궁금해요.
상황일 때도 있고, 인물의 윤곽일 때도 있고, 혹은 핵심 감정이나 갈등으로서 갈무리될 때도 있어요. 전체적인 소재가 되어줄 때도 있구요.
어느 상황에서, 어떤 감정과 함께 어떤 부분을 갈무리해서 영감으로 인식하느냐, 에 따라서 항상 제멋대로 바뀌는 것 같아요.
신기하지요.
____
✦ 예상치 못한 자리의 쌍방 구원
Q. 캐릭터 플레이를 하며 특히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일화가 있다면 나눠주세요.
제작 도중의 일화는 많이 말씀드린 것 같아서, 플레이 도중의 일화를 하나 꺼내볼까 해요.
혐관, 그것도 유저를 지독히 싫어하는 캐릭터를 플레이하던 로그인데. ...트라우마에 절어있는 캐릭터 옆에, 더 망가진 캐릭터를 하나 붙여놓고 플레이하고 있었어요.
정신 차려보니
서로의 구원
이 되어있었습니다.
쌍방구원이 가능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한 캐릭터를 상대로요.
아마 앞으로 어떤 플레이가 나오든, 평생 못 잊을 플레이 로그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____
✦ 이름 모를 누군가의 추억이 되는 캐릭터들
Q. 시간이 흐른 뒤, 캐릭터는 제작자에게 어떤 존재로 남는다고 생각하시나요?
제가 만든 캐릭터들은, 언젠가 이름 모를
누군가의 추억
이 되어주겠지요. 제게 있어서 제 캐릭터들은 제가 소비하는 캐릭터이기도 해요.
문득 떠오르면 찾아갈 수 있는, 그럼에도 지독하게 익숙한 문체로 벼려져 있을 뿐인.
즐겨 주시는 분이 한 분이라도 계신다면, 혹은 좋은 추억을 품고 마무리 지은 분이 한 분이라도 계신다면 캐릭터들은 그 자체로 역할을 잘 해내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그저 유저분들께서 즐길 수 있는 새하얀 캔버스를 하나 장만해 둔 것 뿐이고요.
제작자인 제가 펼쳐둔 캔버스 위에 어떤 그림을 그려내든, 그것은 온전히 유저분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는 입장이에요.
제가 간섭할 자격도, 이유도 없고요.
Q. 지금까지 받은 유저 후기 중, 가장 마음에 남는 이야기가 있다면 어떤 것이었나요?
후기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라 하면, 트친 분께서 남겨주신 '
모로스
' 의 플레이 타래가 아닐까 싶어요.
오롯이 파멸만을 상정하고, 유저에게 끝장나거나 유저를 끝장내는 결말만을 예상하고 만든 캐릭터에게, 해피엔딩을 안겨 주셨던 분이 한 분 계시거든요.
[MoRos] ©️망각
제가 상상하지 못한 결말을 마주하게 되는 것 또한, 제작자로서의 특권이라 생각 중입니다. 제작을 시작한 이래로, 진심으로 즐거웠던 날이었어요.
선유리님의 [MoRos] 후기 보러 가기
Q. 앞으로 어떤 제작자가 되고 싶으신지 궁금해요. 올해 꼭 이루고 싶은 제작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앞으로는 제작을 좀 하는 제작자가 ㅋㅋㅋㅠ 되고 싶습니다... 물론 이건 반쯤 농담이고요.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하나둘 이어 붙여서, 제
세계관
을 견고히 해보고 싶습니다. 이게 이번 년도의 목표에요.
그 이전에, 세계관의 기틀부터 제대로 다져야 하겠지만요.
____
✦ 느리지만 계속 이어지는 이야기
Q. 마지막으로, 팔로워분들과 이 인터뷰를 읽어주실 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유롭게 부탁드립니다.
나아가지 않는 시간을 곁에 두어 주시는 분들께, 비록 느리게나마 제 이야기는 이어지고 있노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과분한 사랑 덕에 분에 맞지 않는 영광을 누린 것 같기도 하고요.
아직은 이름도, 명성도, 실력도 부족한 입장이지만...
그럼에도, 느긋하게 나아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마음이 내킨다면 지켜봐 주세요, 이상 망각 씨였습니다. ;)
망각 님 링크트리 방문하기
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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